어제 새벽이었던가, 언뜻 받은편지함에 아마존에서 들어온 지난달 사용료 청구서 이메일이 눈에 띄었다!!
지난 달에 부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는 [최규문의 때때로메일]이 뉴스레터 형식으로 한달에 한두 번 보내는 대량 메일인데… 지난 달에는 딱 한번 밖에는 보낸 적이 없어서인지 거의 비용이 나오질 않았다.
청구서에 찍힌 금액을 보니 KRW 로 275 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인증샷 첨부)
확인해보니, 지난 11월 기간 중 내가 아마존 SES를 통해 보낸 이메일의 총 통 수는 모두 1927통이다.
275 / 1927 = 0.1427 원 꼴이다.
1통을 보내는 데 들어간 비용이 0.15원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이메일 전송 서비스들이 대부분 이메일 1통당 1원 내외를 받는 것에 비교해보면 정확히 7분의 1에 불과하다. 1통 보낼 비용으로 7통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이니, 7배가 싼 것이다. 가성비로 말하자면 7배가 좋은 것이다.
이 정도로 가성비가 좋다면 너도 나도 안 쓰는 게 바보일 듯싶다. 그런데 정작 아마존 이메일 서비스를 쓰는 사람을 주변을 둘러 찾아보면 눈씻고 봐도 그리 많지가 않다. 왜 그런 걸까?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메일(연락처, 리드)에 대해 갖는 마케팅적인 중요성에 다소 둔한 편이다. 다음 한메일 시절부터 네이버 메일에 이르기까지 스팸 메일이 한동안 범람하는 바람에 이메일 개봉에 대해 많이 꺼리는 편이다. 게다가, 급속한 모바일폰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문자 메시지에 일찌감치 익숙해져서 이메일보다는 문자나 채팅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더 많아진 덕분일 것이다. (아마도 여기에는 한글 타이핑이 모바일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여겨진다.)
이같이 문자 위주의 소통 환경을 볼 때 향후 마케팅의 핵심 축이 이메일에서 문자로 옮아갈 것을 예견하고 작년에 의욕적으로 펴낸 책이 바로 [카카오 메시지 마케팅] 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291868
작년 11월 11일에 나름 날짜까지 택일해서 발행을 한 책이고 그만큼 1년 정도 공을 들여서 힘을 모아 쓴 책이다.
내용도 기존에 썼던 다른 어떤 책보다도 쉽게 풀어쓴 책이고, 기술적인 내용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라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아주 어렵지 않다는 평을 들었던 몇 안되는 책 중 하나다.
문제는 이 책이 코로나가 극성이라 연말 송년모임 조차도 제대로 만들기 어려웠던 작년 연말 무렵에 나왔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신간 도서가 제일 많이 팔리는 시기가 보통 연말연시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 해를 맞으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점검하면서 새해 비즈니스 계획을 설계하고 입안하는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작년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사업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코로나로 인해 출판계도 불황이 더 심해졌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브랜딩이 온라인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여기 저기 책을 펴내는 사람들의 수는 훨씬 더 크게 늘어난 듯 보인다. 이 말은 제한된 독자 시장을 놓고 작가들 간의 절대 시간 경쟁이 그만큼 심해졌다는 말일 수 있다. 당연히 책 한 권이 차지할 수 있는 절대 시장 파이의 크기는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보통 출판사와 원고-인세 계약을 맺고 종이책을 출간할 때는 보통 기획에서 편집 발간 홍보 비용까지 감안할 때 최소한 2천만원 이상의 초기 투자비가 소요된다. 그렇게 해서 초판 2천~3천부를 유가 판매로 소화해야 겨우 제작비 본전을 건질 수 있다. 이 정도를 못 팔면 대부분 적자를 벗어날 수 없고, 또 새로운 책이 쏟아지기 때문에 시일을 넘겨 해를 넘기게 되면 거의 팔릴 기회도 없이 재고화되어 창고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 되면 인세 수입은 고사하고 투자비도 못 건지고 쫑을 치고 마는 게 종이책의 대체적인 운명이다.
이번에 새로 쓰고 있는 원고를 전자책으로 발간하려 시도하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종이책의 운명과 한계를 너무나도 잘 알고 경험해보았기 때문이다. 예전에 2017년인가, 전자책(eBook)을 이미 한 차례 내 본적이 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7616917
이 때만 하더라도 이북의 가능성을 점쳐보려는 시험적 성격이 강했다. 실제로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나게 확인했다. 그래서 이후로는 전자책 시장에 대한 추가 도전을 거의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당초 시리즈로 몇 편을 연달아 펴낼 작정이었지만 첫 편을 내고 스톱해버린 것도 바로 추가 시장 가능성을 기대하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다시 한번 전자책을 탈고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한 것은 그때와는 또다른 문화가 조금씩 생겨나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다. 출판계에서는 정작 시장에 대한 기대도 크게 하지 않는 마당인데, 어느 새 한편에서는 하우투 방법론을 다루는 시장이 은근히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모든 마케팅과 비즈니스가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새로운 아이티 수요들이 확산되면서 책 시장에도 이런 하우투 전자책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느낌이다.
물론 모든 시장에는 흐름이라는 게 있어서, 하나의 유행이 반짝 떴다고 해서 그게 언제까지 가리란 보장은 하지 못한다.
다만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시기와 조건ㅡ 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점에서 희망과 함께 도전해보고 문을 두드려볼 필요가 생겨난다.
이메일 한통을 보내는 비용이 1원이던 시절에 다루어야 할 마케팅 방법론과, 이메일 한통을 보내는 비용이 7분의 1로 떨어진 상황에서 써먹어야 할 도구나 툴은 또 다르다. 더욱이 단순히 보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고, 보낸 다음에 개봉을 하는지 안 하는지는 물론이고, 본문에 붙은 링크가 10개라면 10개의 링크 중 어떤 글이 몇 개씩 클릭을 일으키는지 이메일을 받은 고객들의 행동까지 추적하여 고스란히 링크 응답자별로 분류 꼬리표를 붙일 수 있는 시대로 진화한 상태다.
이번에 쓴 책이 바로 그런 내용을 다룬 책이기에 더욱이나 새로운 판매 루트와 접근 방법들을 찾아서 새롭게 시도해볼 필요를 강하게 느낀다. 꼭 얼마를 더 벌자는 차원이 아니다. 새롭게 바뀌는 환경에서 변화하는 고객들의 행동 패턴에 맞추어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봄으로써 그 속에서 얻어 내는 체험 노하우와 실전 팁들이 쌓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어떤 시도도 해보지 않은 일, 가보지 않은 길은 늘 불확실성과 불투명성으로 가득하다.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실패할 것을 미리 염려하는 것도 필요없긴 매 한가지다. 문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린다고 했다! 두드려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할 일이라면 시작도 하지 않는게 현명하다.
단 한 명의 독자가 있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책을 내는 기쁨은 남는 법이다!!
탈고를 코앞에 둔 날, 아마존의 기분 좋은 이메일 청구서를 받아 보면서, 이번 책의 미래에 희망을 걸어본다!!
출처: https://letsgo.tistory.com/321#.YbbXldDP2Cp [최규문의 더불어 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