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2020년의 여름 장마, 빗줄기가 쏟아지기를 멈추지 않던 무렵에 스타트업 업체의 한 분으로부터 페이스북 광고에 대한 개인 코칭 요청을 받았습니다. 답답한 것은 못 참는 듯 통화하기가 무섭게 다음날 바로 볼 수 있겠냐고 급히 미팅을 요청해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집 근처 커피집에서 만나 두어 시간 가까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직은 한창 젊어보이는 핸썸맨이었고, 도전적인 스타트업 직원 냄새가 외모에서부터 바로 풍기는 청춘이더군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년 이상 마케터 경험이 있고, 한때는 네이버에서도 일해 봤고, 지금 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VR AR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 받아서 유명한 상도 수상하고, 나름 적지 않은 투자 지원도 안고 가는 업체더군요.
그동안 구글이며 네이버 비롯해 웬만한 온라인 광고들은 거의 집행을 해본 터라, 페이스북도 직접 내부에서 관리하면 되지 않겠냐 해서, 앱 설치 광고를 집행해 봤는데, 처음에는 나름대로 성과가 나오는 것 같더니, 조금 지나니까 설치당 광고 단가가 2배를 넘겨 3~4배까지 치솟더니 가라 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뭐가 잘못된 걸까 답답해서 코칭을 요청했다고 배경 설명을 해 주시더군요.
저 역시 올초 코로나 덕분에 지인 업체와 협업 기회가 생겨 모바일 앱 설치 광고를 구글과 페이스북 채널을 중심으로 두어 달 동안 집중적으로 집행하면서 일 단위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이런 저런 테스트를 시도해본 경험 속에서 똑같이 느꼈던 상황이고 문제의식이었습니다. 공감이 솟아서, 예정된 시간보다 더 길게 페이스북 타깃 광고의 원리와 기본적인 접근 전략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었더랬습니다.
이 글은 그 코칭 경험담의 핵심 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는 AI (머신러닝) 기반 타깃 광고 플랫폼에서 타깃팅과 광고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의견들입니다. 실전에서 더 다양한 노하우를 쌓은 분들의 의견은 또 다를 수 있겠지만, 페이스북을 비롯한 AI 기반 타깃 광고 플랫폼에서 이른바 ‘머신러닝’의 효과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쯤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올려 드리니 참고해 보시지요.
1. AI(머신러닝) 기반 오디언스 자동 타깃팅 광고의 시작은 [캠페인 목표 선택]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집행하려고 [광고 관리자]를 열고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제일 먼저 요구하는 게 바로 [캠페인 목표 선택] 입니다.
이 광고(캠페인)을 통해서 도대체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 싶은 것인지 그 기대 결과를 확실히 선택해 달라는 것이지요. 이것은 구글이나 카카오광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광고를 한다는 것은 돈을 쓰는 행동이고, 피같은 ‘돈을 쓴다’는 것은 돈을 쓴 만큼, 혹은 돈 쓴 그 이상으로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지요.
캠페인 목표부터 설정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오디언스(페이스북 대한민국 사용자 기준 도달 가능자 수 2100만명) 중에서 누구에게 당신의 광고를 보여주면 “주인님(광고주)께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를 내가(광고 플랫폼의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 도달 대상 오디언스 추출(선별)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정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길 가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마구 전단지를 배포하면 그 중에서 진짜로 전단지 내용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할 것입니다. 대부분은 받는 것조차 외면하거나, 설령 마지 못해 받았다고 해도 10미터도 못 가서 휴지통에 쑤셔 박을 테니까요. 온라인 전단지(디지털 광고)를 뿌릴 바에야, 우리 아이템에 아예 관심조차 없는 사람, 받아봐야(노출되어도) 바로 스킵해서 넘어가버릴 사람, 혹은 열심히 읽어본들 (필요 & 구매력 면에서) 우리 물건이랑은 인연이 없을 것같은 사람들은 애초부터 걸러서 노출(도달) 자체를 시키지 말자는 것이지요. 그래야 광고비 낭비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서 “우리(타깃광고 플랫폼)는 고객(광고주)들의 소중한 돈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주겠노라는 공약 선언을 깔고 있는 게 바로 [캠페인 목표 선택]의 본질입니다.
따라서 타깃 광고의 첫 단계에서 인공지능에게 미리 머신러닝의 “학습 목표와 방향”을 부여하는 것이 바로 [캠페인 목표 선택]인 셈입니다.
페이스북은 이 학습 목표를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합니다. (윗쪽 그림에서 노란색으로 표시한 행의 분류명을 참고하세요.)
– 인지도 -관심유도 – 전환으로 분류 되지요. 이것은 우리 광고 캠페인을 통해 이루려는 기대성과인 동시에, 페이스북 광고 시스템의 인공지능에게 추적하라고 명령하는 “고객들의 행동 패턴과 유형” 이기도 합니다. 즉 어떤 광고에 노출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에서 나타나는 구체적인 행동 양태를 말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인지도] 카테고리는 고객이 우리 가게나 상품에 대해 최초 인지 또는 리마인드 행동을 하게 하자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 아이템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나 혹은 들어본 적은 있더라도 평소 크게 관심 갖지 않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하도록 하는 게 기대 목표인 것이지요.
보통 [도달] 목표를 선택하면 따로 특정 기간당 도달 횟수를 정해주지 않는 한, 대상 모수가 허락하는 한 최소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시키려고 합니다. 즉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싼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전단지를 뿌리려고 하기 때문에, 타깃의 매칭도(참여 반응, 혹은 전환 행동 가능성)는 일단 부차적으로 봅니다. 그리고 한번 보여준 사람에게는 다시 반복해서 동일한 광고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내가 어떤 사람에게 도달 시키고 싶은가에 따라서 어떻게 옵션을 설정할지가 우선 고민되어야 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으면 최선!” 일 거라 여겨지겠지만, 실제 광고 효과는 “전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을 골라서 최대한 행동을 유발하기에 적절한 만큼” 만 뿌리는 게 좋습니다. 광고 예산이 무제한이 아닌 이상 많이 뿌리려고 하면 할수록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뿌린들 그 사람들이 애시당초 우리 아이템에 전혀 관심도 필요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돈만 버리게 되는 꼴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도달을 캠페인 목표로 잡아놓고, 그냥 디폴트 옵션(최소 비용으로 최대 다수에게) 으로 광고를 설정하게 되면 가치 판단(전환 가능성 여부)에 대한 사전 조건이나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인공지능 입장에서는 그 광고를 최대한 싸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쪽에 가서 무작위로 살포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여성 속옷을 홍보해야 하는데 속옷만 입은 여성 모델 사진으로 광고 소재를 만들어 도달 성별이나 연령 제한 조건 없이 무작위로 뿌리면 젊은층 남성들이 몰려 있는 사이트(페이지)나 영역(광고 노출 지면)에서 가장 빠르고 많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반응이 활발할수록 그 영역에서의 광고 노출 단가는 당연히 떨어질 것이고 광고 성과 효율도 높게 나오겠지만, 문제는 그렇게 나온 반응자들이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정작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겁니다 만약 그런 반응자들을 모아서 맞춤 타겟을 만든다면 정작 실질적인 여성 속옷 필요자들과는 관계 없는 엉뚱한 사람들에게 광고비만 날리는 황당한 상황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AI를 멍청하다고 탓할 일이 아니라, 도달 캠페인 목표의 기본 설정 옵션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모르고 무작위 광고를 실행한 광고주나 에이전시를 탓해야 하는 일이지요.)
요컨대, 머신러닝에 기초한 자동 타깃 광고 플랫폼을 이용할 때 가장 조심하고 유의해야 할 광고가 바로 “조건 설정 없이” 만들어 뿌리는 [도달] 목표 캠페인입니다.
그나마 [브랜드 인지도] 목표를 선택하게 되면 단순 도달 광고와는 달리 “광고에 노출된 오디언스들 중에서 실제로 광고가 목표로 한 브랜드를 머리 속에서 기억하게 되었는지 여부”를 추가 설문 등을 통해서 확인합니다. 그러니까, 최초 인지 또는 리마인드 효과를 측정해서 실질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도록 운영되는 광고입니다.
당연히 단순 도달 캠페인보다 도달 단가는 높아지고 광고비는 비싸지겠지만, 도달 광고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브랜드 인지 효과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캠페인 목표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와 같이 페이스북과 같은 타겟 광고 플랫폼에서는 캠페인 목표 하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서부터 AI 머신러닝을 얼만큼 믿고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답이 달라진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관심 유도] 및 [전환] 캠페인 목표에서 AI 머신러닝은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