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9일 일요일 휴일,

오후에 두어 주 전부터 붙잡고 다녔던 책 [데이터 쓰기의 기술]을 모두 읽었습니다. 내친 김에 잠시 짬을 내어 올 들어 책을 몇 권이나 구입을 하고 몇 권이나 읽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독서일지_2021_책구입목록

1월부터 3개월 넘게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집중하느라 책에 집중하질 못했더랬죠…

살펴보니 구입한 책은 20여권이 조금 넘는데, 그 중 4분의 1 정도를 겨우 끝까지 읽었더군요.  일부만 읽은 것들을 합쳐도 겨우 3분의 1 정도이고, 서문과 차례만 훑어 보고 꽂아둔 책들이 더 많더군요… ㅠㅠ

어제 밤 tv를 보다가 어쩌다 보게 된 프로가 [어쩌다 어른]이었습니다.  마침 눈에 뜨인 주제가  [책읽기]와 [영화 잘보기] 였죠.
양화평론가이자 작가,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동진 작가의 강연 재방송이었는데…
[책읽기] 편에서 특히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오늘은 올 들어 모은 책 목록을 정리해보게 되었던 겁니다.

어쩌다어른_책읽기_이동진_화면캡쳐

방송 내용 중 기억에 떠오르는 몇 가지를 떠올려 보자면,

  • 책은 다른 사람의 인생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도구이다.
  • 책을 보려면 일단 늘 갖고 다녀라. 대중교통이든 엘리베이터에서든 늘 손에 쥐어져 있으면 읽게 된다.
  • 책을 소중하게 다루려고 하지 말고 하대하라. 밑줄을 대충 치든, 구겨 놓든, 낙서 코멘트도 두려워 마라.
  • 책은 빌려보기보다는 직접 자기 돈을 주고 구입하되, 전집류 보다는 낱권을 사서 읽어라.
  • 한 권을 끝까지 완독한다는 생각을 접고, 보던 책을 완독하지 못했다고 다음 책 사고 읽기를 미루지 마라.
  • 책을 읽는 데 속독이란 결과적으로 우스운 이야기다. 빨리 읽으려고 하지 말고 생각해가면서 읽어라.
  • 문학이나 비문학 어느 한쪽 장르의 책을 편식하지 말고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보라.
  • 책을 읽었거든 어떤 형태로든 독후감을 적어보라. 그러면 책을 두 번 읽는 효과가 생긴다.

한 시간 가까이 공감 가는 대목과 표현들이 꽤 많았는데, 머리에 남는 내용들은 주로 이런 얘기들이었습니다.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던 탓인지 새삼스럽게 책읽기의 소중함을 다시 새기게 되었지요.
시청 효과가 아침까지 남았던지,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 대신 어제 읽다 팽개쳐둔 책부터 먼저 집어 들었습니다.
밤에 끝까지 완독을 하고서 자겠노라 다짐했건만…  책을 누워서 붙들고 있자니 슬며시 졸음이 쏟아지더군요.
책을 수면제 삼아서 스르르 잠들어버렸던 터라, 오늘 만큼은 어떻게든 끝을 보자는 생각이 오기처럼 들었던 게지요.

저는 책을 빨리 읽지 못합니다. 게다가 한 권을 완독하기 전에 다른 책을 쉽게 붙잡지 못하는 편입니다.

빨리 읽지 못하는 이유는 페이지 한 장 한 장, 한 구절 구절 읽을 때마다 새로운 생각이나 아이디어가 자꾸 자꾸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 때마다 읽기를 멈추고 노트나 메모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읽기를 반복하는 스타일이라, 한 권을 읽는 속도가 자꾸 더뎌지곤 하지요.

독서 중간 중간에 아이디어가 솟아나기 때문에 책 보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사실 그 점이 제가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중요한 이유지요. 한 권을 완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한 권의 책을 통해 얻는 아이디어 메모가 더 많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다 읽지 못하면서도 새 책을 사서 쌓아두곤 합니다.  쌓인 책더미를 볼 때마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밀려오도록 하는 것이지요.

일년에 한두 번씩은 500쪽이 훌쩍 넘는 대작을 읽곤 합니다.  두꺼운 책 읽기를 마친 뒤의 뿌듯함은 다른 책을 여러 권 본 것보다 훨씬 크지요. 남들은 쉽게 끝내지 못하는 일을 나는 해냈다는 느낌이 들면서 묘한 우월감과 충족감, 자부심 같은 것이 미묘하게 느껴집니다.

엊그제 광화문 교보를 들렀을 때 그런 마음 때문에 충동 구입한 책이 한 권 있는데 [엔드 오브 타임] 이라는 책입니다.

본문만 460쪽, 뒷 부분 주석까지 더하면 530쪽이 넘는 대작으로, 인간 의식의 진화론에 관한 책입니다.

이런 책은 분량에 대한 압박 때문에 책값이 비싼 것과는 별개로, 읽기를 시작조차 못하고 책장 장식용으로 전락시키는 경우가 많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나, 호모데우스, 칼 세이건 교수의 코스모스 같은 두꺼운 책들을 읽어 보셨나요? 그런 책을 끝까지 읽고 난 뒤의 뿌듯함을 느껴 본 분들이라면 두꺼운 책 사는 것을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는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겁니다.

일단 질러 놓으면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약간의 객기를 부리면서 구입해 놓게 되는데… 왠지 이 책은 다른 때와 달리 다른 쉬운 책보다 이 책을 더 먼저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더군요…^^

책표지_엔드오브타임

실제로  어떤 내용인지는 읽어보고서 조만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고요…

오늘 다 읽은 [데이터 쓰기의 기술]은 스타벅스코리아의 ‘1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불리는 차현나 님이 작년에 펴낸 [데이터 읽기의 기술]의 후속편으로 올해 초에 출간한 책입니다.

한 동안 빅데이터에 관한 관심과 논의가 유행처럼 휩쓸고 지나갔더랬죠.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은 여기 저기 단골 메뉴처럼 들려옵니다. 하지만 정작 데이터를 실무 현장에서 어떻게 가공하고 적용해야 실제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에 대해서구체적으로 다룬 책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답답했던 터에, 이 두 권의 책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이란 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신선한 자극과 인사이트를 선사해 줍니다.

데이터 쓰기의 기술_앞뒷면

두 책은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해 보아야 하는지와 더불어, 의사결정 과정에 데이터가 반영되도록 하려면 어떤 프로세스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실제 현업에서 나올 법한 상황과 질문을 통해서 매우 실감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추하는 것이구요.

무엇보다 어려운 기술 용어도 많지 않고, 빅데이터 원론처럼 큰 주제로 우리의 기를 죽이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데이터 읽기의 기술]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영수증 하나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고객 행동 정보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밝혀 냅니다.  영수증 내용 하나만 제대로 분석해도 그 안에 담긴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습관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죠.  나아가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음을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특히 ‘데이터가 알려주는 소비자의 마음’ 으로 다음의 10가지를 제시합니다.

데이터읽기의기술_소비자마음10가지

[데이터 쓰기의 기술] 편에서는 현장에서 나오는 이같은 질문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하나씩 차례로 풀어주고 있습니다.
책의 4장에서 실전 케이스 10가지를 아래와 같은 질문으로 제시하고 답을 보태 줍니다.

Chapter 4.  10가지 질문으로 살펴보는 데이터 쓰기의 기술: 데이터 디자인 적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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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1. 소비자의 마음은 매출 데이터가 알려준다_이번 달 매출이 확 줄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case 2. 소비자의 마음은 영수증 한 장에 들어 있다_대학교 앞 카페에서 왜 샷 추가를 많이 했을까?
case 3. 소비자의 마음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_한겨울 퇴근시간, 편의점에서는 왜 칼로리 높은 식품이 잘 팔릴까?
case 4. 소비자의 마음은 가끔 거짓말을 한다_소풍용 돗자리를 30대 남성들이 사간 이유는?
case 5. 소비자의 마음은 어떤 장소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_회사에서의 나와 관광지에서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case 6. 소비자의 마음은 시간에 따라 바뀐다_금요일 밤에 내가 올린 동영상 조회 수가 폭발하는 이유는 뭘까?
case 7. 소비자의 마음은 성별이나 나이로 구분할 수 없다_원두를 구매하는 고객은 어떤 사람들일까?
case 8. 소비자의 마음은 요소를 나누어보면 알 수 있다_저 손님은 왜 늘 핫초코와 초콜릿 케이크를 함께 주문할까?
case 9. 소비자의 마음은 반응 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_지난번에 1시간 만에 완판된 제품이 왜 이번에는 반응이 없는 걸까?
case 10. 소비자의 마음은 모바일이 알고 있다_내 매장 앞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각각의 질문에 대해  크게 3단계, 10가지 프로세스에 따라 차례대로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나갑니다.
그러면서 데이터를 어떻게 설계, 수집, 분석하고 그에 따라 새 제안을 액션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아주 쉽고 편하게 알려줍니다.

3단계는 크게 [데이터 디자인 –> 데이터 스토리텔링 –> 데이터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데,

3가지 단계에 따라 모두 10가지 프로세스를  아래와 같이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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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데이터 디자인) : 1. 질문하기 –> 2. 문장 쪼개기 –> 3. 데이터 찾기 –> 4. 데이터 분석
2단계(데이터 스토리텔링) : 5. 데이터 퍼즐 맞추기 –> 6. 변화 제언하기 –> 7. 테이터에 옷 입히기
3단계(데이터 의사 결정) : 8. 액션 아이템 만들기 –> 9. 현장 변화 만들기 –> 10. 소비자 반응 포착하기

데이터를 언젠가 필요한 자원으로 보고 “일단 모아놓고 보자”는 게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것인지 문제의식과 목표부터 명확히 하고 시작하라는 것이죠. 그래야만 현업이나 실무에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나아가 실전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를 사례로 직접 보여준다는 점에서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늘 그렇듯이, 모든 책은 “백문이 불여일독” 입니다!
제아무리 백 군데서 책 소개를 듣더라도 결국은 나 자신이 한 번 읽어보는 것을 대신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는 스포일러를 많이 듣게 되면 재미나 감동이 상당히 떨어지곤 하죠. 하지만 책은 아무리 많은 스포일러를 주워들어도 자신이 직접 읽어보지 않으면 스포일러가 주는 감흥마저 제대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느끼게 되는 감동이나 충족감 또한 손상이크게 가지도 않습니다. 그만큼 각자가 대하고 배우는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 책만이 갖는 특징이고 장점이지요.

남은 봄, 책 한 권의 향기 속으로 빠져 보지 않으시렵니까!!